이번에도 밀려서... 3주만의 일기.(반성중)
파종한지 3개월차가 되어가는 화분중 몇몇은 이제 다 커서 수확에 익숙해졌다.
어쩌면 일기가 뜸해지는게 이런 상황에 너무 익숙해져서 새삼스럽게 기록을 남겨야하나? 같은 생각이 들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요새는 습도가 떨어지고 일교차도 크다. 특히 낮에는 해가 엄청 강해서 수분 증발 속도가 엄청나...
과습이 될 걱정은 없어졌지만 반대로, 방심하다가 물이 없어 말라버리는게 걱정이다.
일기 시작하기 전에 쓰고있는 도구 소개나 잠깐 해볼까. 이거 좋은거 같아서.

저렴한 물조리개. 무려 다이소 제품으로 천원이면 살 수 있다.
다이소에 물조리개 종류가 꽤 많았는데 이건 용량이 많지는 않지만 그냥 무난하게 쓸 수 있음.
어차피 용량이 크면 그만큼 무거워져서 나처럼 베란다 밖이랑 안이랑 여기저기 들어올려 팔뻗으며 써야하는 사람은 불편하기만 할 수도 있으니까.
소개끝. -.-
이번에도 작물별로 나눠본다.
1. 바질

09.02 수확한 뒤로 또 금방 자랐다.

09.06


09.13 어제 또 수확해서 다시 민둥산이 되었다.
중간에 거의 1주일치의 사진이 없어서 그런데 엄청 풍성했음ㅠ


빈 틴에 심었던 바질도 잘 지내고 있음.
은근슬쩍 흙이 계속 줄어드는건지.. 빈 공간에 복토해줬다.

혹시 나처럼 틴에 심고 싶은 사람들은 참고하시라고 밑바닥도 찍음.
송곳이랑 망치로 구멍을 여럿 뚫어줬다.
녹이 슬긴 했지만 식물에는 영향이 없대서 잘 쓰고 있음.
이제는 바질을 정기적으로 수확해서 먹을 수준으로 안정적이 됐다.
종종 너무 감당할 수 없을 수준으로 많아져서화분째 아는 언니에게 분양해주기도 했음.
주 사용처는 바질페스토나 다양한 파스타에 올려먹는 용.
담에는 피자를 만들어먹을까...
2. 앉은뱅이 방울토마토


08.26 꽃이 꽤 많이 피었다. 열심히 손으로 만져줬음.
인공수정..은 둘째치고 토마토를 추행하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_-

08.27 의외로 열매가 많이 열렸다.
내 손길이 마음에 들었더냐(변사또 풍)


08.29 화분중에 하나가 잎 색깔이 좀 이상한데,
아무래도 과습해져서 곰팡이가 생긴게 아닌가 추측중.
여름이라 햇빛이 강하다보니 물을 좀 자주 준 편이긴 했다.
공기감염된대서 잘라버릴까 했는데 그러기엔 너무 다 잘라내야해서ㅠ
이 날은 일단 냅둠.


08.30 처음열렸던 토마토는 크기도 꽤 커졌다.
나머지는 주렁주렁 달리고 있는 토마토들.

09.04 처음엔 잎 아래에 달렸던거 같은데
이젠 아예 꽃대가 위로 올라와서 주렁주렁 달렸다.



09.06 결국 곰팡이로 추정되는 잎 3장 정도를 잘라줬다.
갑자기 훤해졌네.. 열매가 맺힌 뒤로는 새로나는 잎이 거의 없어서
이렇게 도중에 잘라버리면 광합성할 잎도 줄어드는건데 괜찮을까 좀 걱정이 됐다.

09.09 힉..

전날 늦잠을 자는 바람에 물을 못주고 출근
-> 저녁 술약속으로 늦게 귀가
-> 화분 돌보지 않고 잠..
으로 인한 결과물...을 봤을때의 내 심정..
이거슨 마치 임산부를 굶긴듯한 죄책감..
죄송합니다 빌면서 물을 듬뿍 주었다ㅠㅠ


09.10 다음날 드래곤볼 마냥 부활한 작은 토마토.
물론 심하게 말라서 회복이 불가능한 잎도 있어서 잘라내었다.
가지치고 빈 아래쪽은 복토해줌.


09.13 아침에 흙만져보고 깜짝놀랐다. 모래마냥 수분이 하나도 없어...
가을의 건조함과 강한 햇살은 장난이 아닌 것이다.
물이 없어서 토마토가 쪼글쪼글함;
물을 정말 말 그대로 듬뿍 줬는데 이틀 가면 오래갈지경이다.
정말 금방 말라버림..
이젠 꽃대는 더이상 안올라오고 꽂도 피지 않는다. 슬슬 마무리 단계같음.
토마토가 열매 맺힌지 약 한달이 된거 같은데 언제쯤 익을지 모르겠다.
빨리 수확하고 싶다~~~
3. 쌈채소 (깻잎, 치커리, 부추)



08.26 첫 부추 수확.
수확이라고 하기엔 매우 아담한 양이고 실제로 반찬 볶아봤는데
부추라고 하기엔 머리카락같은 비주얼과 존재감이라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좀 난감하다.
계속 키우면 시중에 파는것만큼 커지나??



08.27 깻잎도 첫 수확.
잎이 너무 큰 나머지 고기가 땡긴다.
이 깻잎은 깻잎전을 만드는데 사용했는데
결과물은 장렬하게 실패했다. ㅠㅠ


08.28 치커리도 첫 수확.
사실 치커리가 쌉쌀한 맛인걸 모르고 심었던건데(쌈채소 구분할줄 몰랐음)
샐러드 메인 재료로 쓰기엔 너무 쌉쌀한거 같고..
역시 고기먹을때 써야겠다.

08.30 부추 수확한지 4일만에 다시 좀 자랐다.
성장속도가 일정하진 않군.


09.10 4일에 한번 또 수확해서 그동안 수확한거 잔뜩 모아다가
놀러가서 고기구워먹는데 썼다>_< 완전 맛있음.
그랬는데 1주일만에 또 이만큼 컸단 말이지.. 쌈채소 최고.



09.13 부추는 해가 너무 강해서 또 쳐짐ㅋㅋ
치커리랑 깻잎은 어제 또 수확해서 숱이 줄었다.
깻잎은 이제 키도 컸으니 달궈진 금속에 닿아서 잎이 상하는 일은 없겠지.
부추는 생각보다 수확량이 적어서 기대만큼의 활용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치커리랑 깻잎은 1주일에 한 번의 수확이 의무처럼 되고 있다.
너무 잘 자람... 두 명 사는 집에서 이 정도 수확량이면 꽤 쏠쏠한듯.
깻잎은 살림에 도움이 될정도로 괜찮아서, 따로 모종포트에 파종, 발아시킨뒤에 분양해줬다.
4. 루꼴라, 파슬리, 로즈마리
셋 다 무리없이 잘 자라서 딱히 기록할만한 내용이 없다.

파슬리는 요리할때 한 두장씩만 떼서 쓰니까 많은 양이 필요하지도 않고.
덕분에 은근하게 무성해지고 있음.
반양지, 통풍 잘되는곳에서 키우고 있는데 딱히 문제도 생기지 않고. 꿋 키드.



나이테마냥 수확의 흔적이 쌓여간다.
루꼴라는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자라서
어제 오랜만에 수확한걸로 파스타를 만들었다.
친구가 루꼴라를 무척 좋아해서 키워보겠냐고 영업했는데 표정이 심각하다.
그동안 죽인 화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 모양이다..
아무튼 성장속도가 바질만큼만 됐으면 더 자주 해먹을텐데. 좀 아쉽다.
내년 봄에 파종할때는 루꼴라 양을 늘려볼까 '_'


위의 둘과 마찬가지로 은근슬쩍, 꾸준하게 잘 자란다.
로즈마리 넣고 요리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더 훗날이 되어야 할거 같지만ㅠ
5. 과일무(미스터리 씨앗)
큰 화분에 분갈이 해주고 직사광선을 받는 곳에 두자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08.28 분갈이 직후랑 비교하면 뿌리가 자리를 잡은 듯한 성장세

09.04 ??갑자기 왜저렇게 자랐는가...


09.10 진짜 뽑고 싶게 생긴 무다.
그런데 줄기 아래로 붉게 드러난 부분이 신경쓰여서 복토 해주기로 함.


09.13 복토후 물을 듬뿍 준다.
가을 햇살에 역시나 물 증발속도가 빠름.
잎이 너무 커서 비교해봤는데 리터럴리 손바닥만하다.
언제나 뿌리채소에 대한 나의 고뇌는 '언제 수확해야하는 것인가' 이다..
9월 말엔 먹을 수 있을까..?
이번엔 별일 없는 애들은 한번에 몰아버렸더니 정리가 일찍 끝난듯한...
그보다 이제는 가을이니까 잘 크는 것만 남았고, 대부분 이미 다 자랐기 때문에
특이사항이 별로 없기도 하다. 기록 자체가 적은편.
그래도 꾸준히 기록해야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