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일기.
이건 실시간 기록은 아니고 이미 일어난 일을 기록하는 포스팅이 될 것임.
1. 첫 모종
텃밭에 대한 막연한 동경만 있고 계획이 없던 시절, 회사 근처에서
로즈마리와 애플민트를 충동구매했었다.
사무실에서 키우려니 햇빛이 부족해서 점점 눈에 띄게 시들어가길래 집 베란다로 옮겼고,
그 둘을 키우면서 텃밭과 화초 가꾸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인트로의 내용이 이 둘을 키우면서 정리된 것임)
결과적으로 현재 애플민트는 시들어버렸고(남편이 살초자(?)라고 부름)
젤 왼쪽이 로즈마리. 오른쪽에 시들어가는게 애플민트.
로즈마리는 어느날부턴가 위로는 자라지 않고 옆으로만 더디게 자라기 시작해서
분갈이가 필요한가? 라는 시점이 됨.
2. 첫 파종
생초보가 부담갖지 않고 텃밭을 가꾸려면 뭐부터 해야하지... 하고 검색하던 도중,
씨앗과 배양토가 담긴 봉투 화분을 발견하고 주문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실패했을 경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구성이었어서.
심는건 쉬웠고, 발아도 금방 이루어졌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음.
내가 산 봉투 화분은 방울토마토 2개와 바질이었다.
이게 바질. 대략 5일 정도 지나자 발아했고 눈에 띄게 쑥쑥 자랐다.
방울토마토 두 봉지. 새싹이 길쭉하게 생김. 바질에 비해 몇일 더 늦은 7일째에 발아.
이 화분의 치명적인 문제는 뭐였냐면(정확히는 내가 정말로 생초보였기 때문에 문제인 거지만)
난 파종시 한 구멍에 2~3개의 씨앗(보통 "2~3립" 같은 식으로 표기하더라) 넣어야 하며
무조건 다 심을 필요가 없다는것도 당연히 몰랐다.
때문에 그 좁은 봉투에 구멍 3개를 파고 2~3립씩 넣은 뒤 남은 씨앗을 전부 골고루 투하함.
(결국 한 구멍에 4~5립씩 심음)
난 당연히 그 봉투에 다 심을 수 있는 분량만 줬을거라고 생각함... -.-
결과적으로 그 좁은 봉투 안에서 발아한 새싹들이 티격태격하는걸 보고 당황해서
"분갈이" 라는걸 빨리 해줘야하나보다 라고 생각하게 됨.
물론 생초보이기 때문에 "솎아내기"도 몰랐음.
분갈이랑 솎아내기에 대해 좀 더 알았으면 이 뒤에 오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그런데 저런 화분+흙+씨앗같은 "스타트 패키지"는 마트나 인터넷쇼핑몰에 굉장히 많은데
그 뒤에 곧 찾아오는, "솎아내기"나 "분갈이" 같은 단계에 대한 설명은 잘 없어서
나처럼 당황잼을 거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아니면 내가 그냥 상식이 부족한 거였을 수도 있고.
아무튼.
이것저것 찾아보니까
솎아내기를 제때 안하면 뿌리가 서로 엉켜서 뽑다가 뿌리가 상할 수 있다던가
너무 좁으면 분갈이가 필요하다던가... 뭔가 많았는데
솎아내기의 알맞는 때는 언제고 분갈이에 적당한 시기란 대체 언제인가-_-???
당시의 난 모르는게 너무 많은 도시인이었기 때무네...(그래봤자 이 글 쓰기 약 1주일 전)
계속해서,
봉투화분이 발아하고 2주쯤 되어 봉투가 가득 차기 시작하자 나는 초조해졌고
분갈이 용품(뭐가 필요한지도 모름)을 찾아 인터넷을 뒤지게 된다.
그러면서 알게된게 [베란다 레시피]라는 사이트였음.
나같은 생초보에게는 빛과 소금같은 팁들이 있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인터넷 사전을 뒤져가며 처음 보는 농업용어를 해석해야했음.)
그리고 출퇴근길에 열심히 참고글을 읽고 안내문을 읽은 결과
역시 분갈이를 해야겠구나! 라고 생각함.<- 틀렸음. 생초보의 잘못된 판단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정답은 [솎아내기] 였다.
왜 분갈이를 해야한다고 판단했는지 다시 거슬러 올라가보면
봉투가 너무 좁다 -> 간격을 띄우고 웃자란 싹들은 골라내야한다 -> 이참에 분갈이 하면서 골라내면 한큐에 끝나지 않을까? -> 캬- 난 천잰가봐!(미침)
이런 흐름이었던거 같다.
아니 뭐 공간을 넉넉히 줘야한다는건 맞는거 같은데...
그러기엔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새싹이라 뿌리도 얼마 없어서 분갈이는 무리라는 점만 뺴면 뭐... 근본적인 개념은 이해한듯.
사실 봉투의 그득한 싹들이 날 초조하게 만들고 판단력을 흐리게 하기도 했다고 변명을 해본다.
분갈이에 대한 얘기는 또 다른 포스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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