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02에서 썼던대로 봉투 화분들은 너무 비좁아서 솎아주기가 필요했으나
나는 분갈이를 하면 된다고 판단하고(무지한 자의 겁없는 확신)
분갈이 용품을 구입하기로 했다.
거기에 대한 기록을 남겨보려고 함.
분갈이를 했던 그 날은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던 6월 20일 이었다.
<내가 (분갈이 하려고)준비한 것들>
1. 분갈이용 그린토(다양한 흙이 섞여있음)
2. 텃밭상자 중간크기(토마토용)
3. 토분(바질, 로즈마리용)
4. 원예도구세트(모종삽, 갈퀴, 갈고리)
5. 네임택
그리고 지금 생각해도 이해 안가는거.
거름망 왜 안샀을까...?-_-.....
아무튼 어설픈 분갈이가 시작되었다..
분갈이 과정샷은 없다. 왜냐하면 내 손은 흙투성이라 바빴고 남편은 레이드 가서 힐하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첫번째는 옮기기만 하면 끝나는 로즈마리.
플라스틱 모종화분에서 빼냈더니 뿌리가 아랫 구멍으로 삐져나온건 물론이고
뜨개질용 털실뭉치처럼 화분속을 빙빙 돌고 있었다. 어휴 얼마나 좁았을까ㅠㅠ
검색에서 주워들은대로 흙을 좀 털어내주고 뭉친 뿌리를 풀어서 토분에 옮겨줌.
분갈이용 그린토는 온갖 흙이 배합되어있어서 영양도 많고 배수도 잘된다길래 정말 이것만 샀다...마사토도 따로 안깔았음..
토분 아래쪽 배수구에는 손수 제작한(-_-;) 거름망(계란 한판 손잡이로 쓴 노끈을 엮어 만듦)을 깔고 흙을 좀 채우고 로즈마리 넣고 나머지도 흙으로 채우고 물을 줬다.
이미 다 자란애를 옮기는건 확실히 쉬웠다.
남은건 뿌리가 잘 자리잡기만 바라면 끝.
분갈이 전 상태
분갈이 후
다음은 토마토.
젤 큼직하고 건강해보이는 싹만 골라서 6개를 옮겨심음.
이때부터 막연히 걱정했던거 같다.
배양토에 비해서 이 분갈이흙은 넘 입자가 거친데
이런 어린 싹들이 적응을 잘 할까...?
이걸 좀 일찍 생각했음 얼마나 좋았을까-_-
마사토 까는거 없이 바로 그린토로 쫙 깔음. 쿨한 나.
배수는 괜찮더라.
봉투 화분속의 엄청난 초구밀도(?)
로즈마리가 있던 모종화분 재활용
애플민트가 쓰던 화분 재활용
제일 튼튼해보이던 싹들을 토분에 5개 옮김
다음, 바질.
토분 하나에 옮겨심어봤자 최대 5개인데 넘 아까워서 로즈마리랑 애플민트가 쓰던 남은 모종화분에 세 개씩 옮겨심음.
혹시라도 넘 많으면 분양하면 되니까 일단 심는다.
어찌저찌 분갈이 완료!
분갈이 재료 사는김에 같이 구매한 쉐프의 허브가든 세트도 이참에 심었다.
애초에 이 세트를 사서 시작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도 꽤 들었다.
봉투화분은 심고나서 발아까지 하고 나면 그 뒤에 어떻게 해야할지
초심자로서는 매우 막막한데 이 세트는 첨부터 화분에 안정적으로 심고, 또 발아시킨 뒤에도
돌봐주는 방법이 꽤 세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되어있다.
구성품 안내가 5분의 1,
제품 사용 설명(심는법)이 5분의 1,
수확 직전까지 돌보는 법이 5분의 1,
작물의 기본 정보가 5분의 1,
마지막으로 수확 이후에 어디에 쓸 것인가가 5분의 1로
단지 [심고 끝나는]게 아니라 꾸준히 식물을 키우는 재미를 느끼기 위한 필수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세트같았다. 제작자의 섬세함과 배려가 느껴졌음.
이 세트를 샀으면 나처럼 좁은 봉투에 싹을 틔우고서 우왕좌왕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ㅠ
허브 처음 키워보는 분들께 강력추천함.
설명서가 참 귀엽고 유용하다.
루꼴라를 좋아해서 루꼴라를 두 화분에 파종.
이제는 파종하는법은 익숙하다.
토분 하나는 바질 분갈이용으로 쓰고 흙과 씨앗은 킵해두었다.
파슬리는 다음 기회에..
화분 수가 늘어나니까 괜히 부자된거같고 좋더라ㅋㅋㅋ 본격적으로 텃밭키우는거 같고.
비가 쏟아지던 날이어서 어둑어둑한데 기분은 엄청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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